돌군의 세번째 추석 [in 서울대공원]
돌군이 태어나고 세번째 추석을 맞이하였다.
할머니가 다녀가시고, 외가도 가까우니 뒤로 남은 3일 연휴는 길기만 했고,
날씨도 서늘해졌고, 돌군과 하루종일 집에서 몸싸움 할 생각에 모든 것이 두려웠다.
집에 있다 보니, 이상한 것만 입에 댔고,
솔의눈을 맛보지를 않나... 식혜를 입에 대지 않나...
공식행사는 추석 당일에 모두 끝나고, 금요일 아침... 무조건 나가기로 했다.
목적지는 과천 서울대공원. 대체 언제 다녀왔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20년은 넘은 것 같다. 후아.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돌군에게 동물원은 그닥이었다.
맹수나 평소에 접하기 힘든 동물들은 너무 멀리 있었고, 날이 너무 더웠다.
입구까지 태워다 주는 버스를 타고 내린 후 못내 아쉬운 돌군와 인증샷을 찍고..
홍학은 그냥 관심이 없었고,
기린도 뭐 그닥.
원숭이새끼들만이 돌군의 호기심을 자극하였다.
우린 좀 일찍 도착해서 한산했는데, 두어시간이 지나니까, 중국에 온거 같기도 하고...
엄청난 인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동물들도 모두 덥고 피곤한지 잠만 잔다.ㅎㅎ
모든 이들에 "에디"라고 부르는 사막여우.ㅎㅎㅎ
돌군이 3종의 앵그리버드를 모두 타는 바람에 길가던 모든 아이들이 이 기계를 타기 위해 모였다.
미안합니다. 길을 지다시던 보호자분들...
돌군의 더위를 식려주는 나의 -_-;;;
근데 왤케 퍼져있지.. 뭐지...
동물원을 나와, 작게 마련되어 있는 작은 테마파크, 어린이용이라던데.. 입장하여 보니...
염소의 혀와 침이 부담스러웠는지, 얼른 손을 빼는 돌군.
나도 부담스...
자비를 들여 이동하여,
돈을 내고 입장해서,
돈을 내고 사료를 사서 먹이를 주고 있다.
뭔가 이상하다.
내부 식당에서 말도 안되는 돈까스와 우동으로 허기를 채우고,
돌군은 미리 준비해간 밥을 먹고...
동물원 입구와 매표소앞을 오가는 전기차를 타고 내려와서...
속도감이 좀 있다보니, 돌군은 무서워했다.
집에온 돌군은 넘치는 기운을 주체를 못하고, 난리를 치다가 잠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에게는 2일의 연휴가 남았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