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불장난
여름휴가를 다녀오고, 자리를 옮긴 첫해여서 연차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주말에는 집에서 쉬기만을 반복했다.
돌군 재량휴일로 하루가 비었는데, 휴가를 내려던 일정에 갑자기 외부 미팅이 잡혀서 돌군을 동행하고 구석에 잠시 방치
제법 뭘 먹어봤네 어쩌네 하면서, 그 표면오염도가 심각한 패드를 자랑스럽게 꺼내면서 키오스크를 눌러댄다.





최근 돌군은 유튜브를 보다가 다른이들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고자 하는 것이 자주 생긴다.
최근에는 불멍... (을 가장난 불장난) 과 독채 수영장이 있는 풀빌라를 찾곤 했는데, 더 추워지고 바람이 불기전에 불멍을 떠나기로 했다.
다만, 일단 가기로 해놓고, 화초씨에게만 이야기를 하고 예약을 진행했는데,
갑자기 저녁에 전화가 왔다.
"아빠 화내지 말고 들으세요. (내가 그렇게 화를 자주 냈나...) 불멍을 다음주에 가면 안되나요?"
이유인 즉슨, 친구들과 함께 모여 게임을 하기로 했는데, 본인에게 사전협의가 아닌 통보가 되었음에, 본인의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긴다는 말이였다. 아 이 녀석이 이제 정말 많이 컷구나. 싶다가... 어쩌면 이번 짧은 여행이 우리 가족의 마지막 여행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당낚시터.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알게된 챨스형님이 귀촌하시고, 운영하는 손맛낚시터인데.... 주말에는 나같은 사람들때문에 약간 변질된다. 아이들이 시끌벅적하니 조용히 손맛보러 오신분들 재미없지. 나도 짜증날텐데...
하기사 나는 이 형님이 귀촌하시기전에 잠실에서 운영하시던 고깃집에서 한번 뵌게 다인데, 인생 모를 일이다. 그나마도 화초씨랑 연애할때 가봤으니, 십수년도전이다.




















집에 있거나, 근처에 나갈때는 돌군과 대화의 시간이 짧거나, 깊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기껏해야 이거 하자, 저거 하자 정도에서 마무리가 되곤하는 대화가 밖에 나가면 길어지게 마련인데,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 엄빠의 금속맥줏병과 종이컵에 따른 자신의 콜라 차이가 나는 것을 지적하는 것도 웃기고, 내내 잘 놀다가 아빠한테 또 혼나고, 금방 풀리고... 녀석의 즐거움이 참으로 재미있다.
방갈로에서 살짝 군내가 났는데... 냄새가 나네 어쩌네 하더니 1분도 안되서 코를 골던 녀석. ㅎㅎㅎ
낚시터 주인장께 인사를 하고 또 다음을 기약한다.
"형님 다음에는 이 녀석이 올라나 모르겠습니다."
"아유 오겠죠"
"아녜여 ~ 올거예요 ~"
사람사는 향기가 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