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겨울
돌군 인생의 10살이 지난다.
이제는 제법이다 제법. 제법 사내녀석의 기풍이 느껴진다.
돌군의 십세 (10 aged) 크리스마스 후기
돌군은 11시쯤 자리에 누웠지만... 아마도 잠이 오지 않았을 것이다. 엄빠가 절대 사줄리 없는 거대한 스나이퍼총을 기대했기 때문이였다. 결국 11시 30분경에 돌군은 나에게 왔다.
"돌군 왜 안자? 빨리 자야 산타할아버지가 오시지"
"아빠... ㅜㅡ 혼날것 같지만 말하자면 ... 내가 싼타할아버지 추적기를 검색해봤는데... 벌써 부산을 거쳐 서울로 가셨는데, 우리집에는 안 들리신거 같아...너무 슬퍼서 그런데 아빠 침대에서 자면 안될까?"
대성통곡하는 아들녀석을 매몰차게 되돌아세우고는 어서 ㅈ다라고 채근을 했다.
결국 돌군은 몇번 더 폰을 확인하고 나한테 혼나고 기어코 안방에 가서 화초씨 옆에서 누웠고...
새벽녁의 부시럭거림에 잠깐 보니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가셨고... 돌군의 손에 거칠게 뜯어진 포장지가 뒹굴고 있었다.
너란 녀석 참 ..............................
공감능력의 확인
어제 저녁을 먹다가 케이블티비에서 "부산행"을 보여주고 있었다. 좀비, 쇼츠로 인해 내용을 좀 알던 녀석은 엄마와 같이 시청을 시작했고, 마지막에 주인공 공유씨가 스스로 기차에서 몸을 던지는 순간부터 너무 슬프다며 녀석은 대성통곡을 했다.
씻기 전까지 시뻘게진 눈으로 울먹이던 녀석은 너무도 슬프다며 장면을 되뇌였다.
다행이였다. 내가 너무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 측은지심, 공감능력... 녀석은 이제 이 사회의 일원이 될 준비가 되었나 보다. 타인의 아픔을 공감하고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이고, 나는 늘 녀석이 다른 사람의 어려움과 아픔을 공유하길 바랬는데... 슬픈 영화를 보고 그 감정을 느낀다는 것에 녀석이 너무도 대견했다.
용돈을 준다는게 잊고 넘어가버렸네.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