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먹성이 좋아진 돌군
아마도 내가 시작했던 것 같은데.... 입이 짧았던 돌군에게 순댓국을 권하기 시작했었다.
짬뽕과 순댓국... 순댓국과 짬뽕... 엄마를 미치게 하는 메뉴 선정에 늘 진절머리를 내는 엄마 속도 모른채, 오늘도 짬뽕과 순댓국의 뺑뺑이를 돈다.
기어코 엄마를 학교로 불러올린 돌군 평일 영어, 수학 학원 이외에 태권도와 방과후교실을 다니는데...
로봇교실에 심취해있다.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과학상자... 가 너무도 가지고 싶었지만, 어려운 환경에 꿈도 못 꾸고...
감히 사달라는 이야기도 꺼낼 수 없었다.
엄마의 생일.
생일선물이랍시고 과자를 하나 사오더니 지가 다 먹었다.
낭독의 시간.... 필체는 둘째치고, 정말 아무 내용이 없다.
낳아주셔서 키워주셔서 이것저것 사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예 ~
화초씨도 어이가 없는지....
엄마 생일이라고 제발 다른 것 좀 먹자고 에슐리에 갔다. 짬뽕을 외치던 너를 강제로 끌고 갔고...
어렸을때 딸려가던 뷔페가 생각나서인지... 영 어색하고 불편해 했으나 이내 만족스럽게 여러가지를 가져다 먹기 시작했다.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고, 잘못된 선택조차 반납할 수 있다니 녀석은 꽤 흥미로운 시스템이라고 생각이 들었나보다.
흡족할때 나오는 저 표정
막판에 이걸 몇번을 가져다 먹더니 결국은 배를 두드리면 더 이상 못 먹겠다고 GG
하지만 그 즐거움도 몇일 가지고 못하고 또 순댓국..... 화초씨는 미치려고 한다.
요 근래에 커피 한잔 하러 들리는 저 상가건물에서 술래잡기를 2주 연속 했다.
이제 나는 녀석을 잡을 수 없다. 죽도록 뛰어도 안된다.
평일에 운동을 시작할까 고민중이다. 녀석을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