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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이후

일상의 대화

by 멍샘 2019. 2. 6.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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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에 홀린듯이...

그저 단짝처럼 지내던 연구소장의 퇴사 이후.. 회사에서의 내 자리는 무척이나 공고한듯 보였다.

나는 회사에서도 많은 혜택을 받는 사람중에 한명이었고, 소위 "대체불가"한 사람으로 보였다.

다만... 내가 가진 막강한 위치와 논리때문에 회사가 발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역시나 사람이었다.

그 사람은 면접 재수를 통해 우리 부서원이 되었던 L 과장이었다. 

이 사람은 일처리가 빠르지도 않고... 내가 집착하는 시스템과 문서의 완전무결성에도 한참 뒤쳐지는 사람이었다. 조직의 성과를 위해서나... 어떠한 지표화하기에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다.

다만, 이 사람은 우직한 면에서... 나의 모든 신뢰를 받고 있었다.

적어도... L 과장의 손을 탄 업무는 허술할 지언정... 그 업무가 마무리되기 전에는 자리를 비우는 것을 보지 못했고, 본인보다 나이가 많거나, 직급, 직위가 높은 사람과의 트러블이 생겼을때도, 그의 잘못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L과장이 아무 군말없이 살인적인 스케쥴로 한주를 지내는 것을 보고, 나는 미련없이 사직의 뜻을 밝혔다. 

대표는 즉각적인 충원과 휴식을 권했지만...

나는 리더의 자격이 없는 부족한 사람이라는 자괴감에 빠져, 더 이상 조직내에서 당당한 사람이 될 수 없었다. 

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이야기가 슬슬 퍼질무렵에 마찬가지로 동종업계에서 적지않은 제안이 들어왔지만, 이를 모두 마다하였고, 이는 기획을 하던 내 입장에서 전 직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나는 애초에 이야기가 되었던, EPC조차 거리를 두고, 시험인증기관으로 이직을 하였다.

"가늘고 길게" 가기 위해 이직한다는 이직 사유에 웃던 불같은 K사장님과 S상무님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그렇게나 즐겁게 써오던 육아일기를 6달만에 올릴 정도로 시간이 나지 않았지만...

오랫만에 즐거움을 느꼈고... 처음 계획했던 신규사업은 던져두고 나는 회사의 잡일과 백년대계를 기획하기 시작했다.(거창하구만...)


지난 5개월을 돌이켜보자면... 정신없이 바빳지만 즐거웠고.. 

가늘고 길게 회사를 다니기 위해.. 앞으로 3년간은 더없이 업무에 매진해야 할것 같다. 

(씨발거) 상놈 팔자가 어디 가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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