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도 10살이였다가, 8살이 되었다가, 9살이 되었다.
너도 참 더운날 태어났다.
네가 태어나던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다.
네 엄마는 우울증과 입덧이 계속되어, 피골이 상접하고, 너는 생각보다 작고... 계속 가던 산부인과에서 대형병원을 권하여, 진료를 받고 온날이였지. 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다고 했었고, 화초씨를 네 외가에 내려주고 집에 와서 청소하고, 맥주한잔 하고 누웠는데.. 잠결에 자꾸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왜 전화를 이렇게 안 받아요. 오도리 나온데요"
아빠가 구룡터널에서 180Km를 밟은 날은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였을 것이고, 그 큰 도로에서 스핀이 날 정도로 불법유턴을 한 적도 처음이자 마지막이였을 것이고, 주차장이 아닌 곳에 시동도 끄지 않고 차를 방치하고 이동한 것도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였을 것이다.
너는 또 커버렸다. 이틀 전 아빠 생일에 쓰고 남은 초를 다 버려서, 네 케익에 초가 없었는데, 장식용 초를 쓴다고 하니, 어쩔수 없지 뭐 ~ 하며 넘기는 널 보고 아빠는 참으로 대견했다. 울고불고 난리가 났어야 했는데... 네가 너무 커버린거 같다.
이주동안 아빠를 설득해서, 말도 안되는 게임에 현질을 얻어낸 네가 웃기기도 하고, 논리가 생긴거 같아 대견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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