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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대화

by 멍샘 2024. 10. 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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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을 절대 금연선언이 아님.

아... 내 친구가 아프다. 많이 아프다.
아들이 달아준 금연 응원 마크를 달고도 나는 담배를 피웠다... ㅜㅡ

때때로 술자리에 호환되는 주제중에 하나가 술과 담배 중 어느것이 더 득이 되는가? (해가 아니라...ㅋㅋ)

그럴때면 술, 담배를 모두 하는 사람들은 다 같이 한잔 마시고, 한대 피고 .... 어 그래. 

나는 담배를 30년을 피웠다. 

중간에 담배가격이 오를때 몇달 ... 돌군이 화초씨 뱃속에 있을때 몇달... 을 제외하고는 정말 주구장창 연초를 피웠는데....

이번에 자리를 옮기면서 ... (누가 뭐라 하지는 않았지만.... 웬지 사무실에 냄새를 풍기기 싫어서) 전자담배로 바꾸었고, 

그렇게 약 5개월이 지났다. 뭐가 더 해롭냐 이런 논의를 불필요한 것이고, 일단 연초를 피울때에 대비해서,  숨이 차지 않다. 언덕만 올라가도 헉헉거리던게 사라졌다. 그 외에는 잘 모르겠다. 

전자담배가 연초를 완벽히 대체해주지 못해서, 초반에는 가끔 교차로 피웠는데.. 

이게 또 은근히 불편하다. 연초담배는 담배와 가끔 빈자리에 라이터까지 넣어주면 되는데, 

전자담배는 들고 다녀야 되고... 이게 또 충전이 자괴감을 준다. "내가 이 x랄을 해가면서까지 담배를 피워야 하나" 

 

연초담배를 필때도 화초씨와 돌군의 원성이 자자했지만, 

특히 또 누굴 닮아서 냄새에 민감하신 오돌군은 전자담배의 냄새가지고 나를 구박하기 시작했다. 

(역시 사람은 배가 부르면 안되. 그냥 가혹하게 대해야되)

요 몇주간 상태가 안 좋았는데... 수리를 받으러 갈까...,. 예비 기계를 하나 더 살까 ... 고민하다가 ...

'이제 진짜 그만 좀 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 좀 늦게까지 남아 몇가지를 처리하고 숙소에 들어가서 늦은 저녁을 먹고 한대 피려는데...

기계가 고장났다. 움직이지 않는다. 소위 가압이 되지 않는다. 아마도 코일에 충분한 전류가 흘러 특정 온도가 되어야,  담배를 찌는 것과 동시에 접점 시그널로 액상주입까지 돌아가는 방식인거 같은데 구동되다가 전용 액상이 아닌 다른 것이 꽂혀있다고 에러메세지가 뜬다. 아마도,  고온으로 가열된 코일 주변의 합성수지 또는 소자에 변형이 왔고, 아마도 저항값으로 케이스, 액상 레벨 게이지 정보를 확인하는 기계가 오작동하는거 같다, 어쩐지 처음부터 너는 마음에 안들었어. 편의점 사장님이 쿠폰으로 싸게살수 있다고 웃으면 권할때 알아봤다. 너는 이렇게 어느 순간에 갑자기 나에게 이별을 고하게 될걸하는 것을 이라고 떠들면 뭐하나. 

넌 이미 떠나버렸는걸. 

 

더러워서 안핀다. 억지로 잠을 자고.... 알람 소리에 일어나서도, 출근 운전중에도, 도착해서도 오전에도, 밥먹고 와서도... 

오후에 잠깐 미팅이 있어 나가서 시동을 걸기전에도, 다녀와서 시동을 끄고 사무실로 다시 올라오기 전에도, 자리에 와서도, 그리고 또 조금 전에도 ..,, 

나를 버리고 영혼이 떠나버린 전자담배 기계를 버릴까 말까, 버릴까 말까, 그냥 확 부러뜨릴까, 이게 반으로 접히려나. 

 

이제 20시간이 되었다. 모르겠다. 

연초를 피다가 전담으로 바꿧을때는 부족하나마 저걸 피웠는데... 지금은 대체해줄게 없다. 

종이에 불을 붙이고 그거라도 삼켜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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