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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싸우다보니...

일상의 대화

by 멍샘 2016. 9. 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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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이틀전 대학동기의 아버님께서 돌아가셔서, 밤에 대전을 다녀왔다. 슬슬 날씨가 선선해지는것 같아,

간단한 바람막이를 하나 구입한것 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배송회사에서 카톡으로 메세지를 하나 보내왔다.

주문을 하였으면, 배송을 했을테고, 언젠가는 오겠지. 라는 생각이 끝나기 전에 상당히 거슬리는 문구를 보았다.

"실시간 배송원 위치" ?

판매사에서 일정 시간 이내 배송을 책임지는 시스템도 아니고,

그렇게 급하면 가서 사던가? 배송정보를 찾아 문의해보면 될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하고 링크를 눌러 보았는데...

 

 

맙소사. 지도와 연동된 배송원의 위치 경로와 ..

더 충격적인 것은 바로 남은 배송지점의 수량이다.

 

 

 

허브를 통해 분류되어 배송준비된 모든 상품은

배송원의 차량 혹은 신체(아마도 핸드폰의 GPS를 활용한듯) 위치 정보를 활용하여 현 배송원의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의 현 위치와 우리 집 사이의 배송물량까지 파악되어 내 앞에 몇번의 배송이 있는지까지 정보가 제공된다는 것은 너무도 가혹한 현실이 아닌가 싶다.

물론 다수의 배송 이력을 확인하여, 최적의 경로 산출 및 예상시간을 추출해내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닐까?

내가 너무도 낭만적인가...

아니면 이를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지...

"여보세요? 왜 30분째 배송을 안오는거죠? 이제 내가 택배를 받을 순서이고, 바로 100m 떨어진 곳에 있지 않습니까?"

 

 

우리집에는 늘 박카스를 사다둔다.

아이를 먹이지도 않고, 화초씨가 박카스를 먹는 것도 본 적이 없다.

나도 박카스를 먹지 않는다.

 

 그도 배송을 하는 사이에 잠깐 차를 세우고, 하늘을 올려다 볼수도 있고, 화장실에 갈수도 있고,

배송이라는 것은 약정한 기한내에 오기만 하면 되는 것이지.

그의 위치를 실시간 위성으로 파악하여 드러낼 필요까지는 없다.

물건을 보내는 이도, 배송해주는 이도, 받는 이도 모두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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