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새로운 것에 대한 소유... 소위 "지른다"라는 의미가 사라졌다.
뭐 그닥? 땡기는 것도 없고...
속옷이나 양말... 바지, 와이셔츠던지 뭐든... 그저 화초씨가 때되면 챙겨주겠거니... 하면서 살게 된다. 지난 2년간 화초씨가 와이셔츠 좀 새로 사입으라고 해도.. 올해만 뭐 넘기지 뭐 하게 되니...
이게 바로 아저씨가 아닌가...
가끔 퇴근길에 차가 맛이 가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갑자기 연비가 올라가길래... 에어컨까지 끄고 집에 도착.
이게 무슨 지방 국도도 이렇게는 안나올거 같은데...
암튼 결론은 그날 차가 이상했다. 로 결론...
요 몇일 나와 화초씨를 고민에 빠지게 했던 것은 ...
그간 늘 주문해서 먹던 쿠팡 로켓 배송의 삼다수였다.
한여름 식구들이 모두 물을 많이 먹기 시작하자... 로켓 배송 사이에 물이 부족한 시간대가 발생했고... 여러 다른 물을 사다 먹어봤는데... 뭐랄까
무엇인가 씹히는 느낌? 뭔가..해면체같은 것이 입에서 ... 몽글몽글하다랄까...
삼다수에는 없던 그런 느낌이 나는 것이었다.
암턴... 로켓 배송이 갑자기 택배사로 변경된 뒤... 비록 엘리베이터가 있지만..
내가 2L x 6 x 2 를 사서 들고 집에 와본 뒤로 ... 정수기를 렌탈하기로 했다.
한달에 사먹는 물 가격이 5만원에 이르니...
차라리 정수기를 놓기로 하고... 이번에 주문한 헬쥐 정수기.
역시 백색 가전은 헬쥐야 ~ 를 외치며 물을 한잔 따라먹으려는데... 바닥이 달그락...ㅋㅋㅋ
수평이 안 맞는다. 폭풍과 같은 분노에 사로잡혀서 귀퉁이에 여러가지를 .. 흠 답이 없다 이상하다.
몇일 뒤 설치기사님이 전화가 오더니...하판이 불량인데... 자재가 없어서 못 갈아드렸다고 .. 이런 ...
암튼 ... 기사님의 또 너무도 불편한 친절.
나는 응당의 댓가를 지불했고, 기사님은 정수기를 잘 설치만 해주면 됐지.
나에게 과도한 친절을 배푸실 필요는 없는데... 그 고객만족 조사 전화가 올것같은 예감과 함께
아저씨의 목소리에서 전해지는 이런 천박한 자본주의의 한 단면.
아저씨 저도 엔지니어입니다. 정말 고생 많으십니다.
교체할 자재가 없는거 어떻게 하나요. 이재현이가 와도 안되죠.
걱정마시십시요. 물 잘 나와서 잘 쓰고 있으면 됐고..
자재가 없어서 고객이 기분 나쁜 것이야. 헬지가 잘못이지.
아저씨가 무슨 과오가 있겠습니까.
저 우라질놈의 고객만족도 조사를 하는 것도 노동자요. 저 짓거리를 하자고 하는 것도 노동자요.
저런 고객만족 어쩌구. 산업혁신 외치는 것도 노동자다.
노동자에게 서비스를 요청한 나도 노동자요.
저 전화를 끊고, 건물 옥상에 올라 담배를 하나 물었는데.... 늘 보던 잠실쪽이 아닌 뒤를 도니, 예의 그 청계천쪽이 보였다.
뿌연 헤드라이트 불빛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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