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언제 시작되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는데..
2003년인가 2005년에 인천의 한 종합병원에 내원한 기록이 있어서, 그때즈음으로 추측하고 있을뿐이다. 처음에는 단순한 두통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매년 겨울에서 봄이 되는 시기에 시작되는 이것을 국내 최대규모의 암병동에서 "군집성두통"이라고 명명하여 주었다. 치료법은 없고,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으로 와서 강한 진통제를 처방받으라는 것.
대부분의 군집성 두통을 앓는 분들이 유사하지만 다른 각 개인마다의 템포를 가지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특정 시기나 시간에... 각 개인마다의 전조증상이 오면서, 보통의 진통제로 커버할 수 없는 두통이 밀려온다. 그 두통은 나같은 경우에는 약 두시간 정도 괴롭히다가 스윽 사라진다. 그리고 언제 아팠냐는 듯이 다음 주기의 두통이 시작되기 전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내가 지금까지 이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서 받은 진료와 검사 및 시술행위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머리쪽에 할 수 있는 모든 검사와 검진, (MRI, CT, 뇌혈관조영술...) 그 외 알레르기반응검사, 자세교정, 뭐 피하지방에 뭐 주사 (나름 군집성두통 분야로 유명한 후기가 있는) 등등 안해본 것이 없다. 멀쩡한 눈에 안경도 써보고, 지금까지 가본 한의원만 스무곳이 넘고, 모든 곳에서 몇달동안 약도 먹었지만 효과가 없었다.
그러고보니 별짓 다해봤다. 산소 사다가 마셔보기도 하고....
나중에 계산해보기로는 비용만 2,000만원 정도... 돈이 문제가 아니었다. 신혼초에는 정말 12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리고 싶었으니까..
요 얼마전에는 inspector 자격증빙때문에 근처의 안과에 다녀왔는데, 거기에도 눈에 이상으로 인한 두통이 올수 있냐는 질문과 함께 내원한 기록이 남아있었다는..
굿빼고 할수 있는 것은 다해본듯하다. 점까지 봤으니까 ... 후아 -_-)
다만 고무적인 것은...
발생 주기가 1년, 1년 6개월으로 늘어나고 있었다는 것인데, 아니나 다를까, 2년만에 이번 봄이 시작되면서 또 그 두통이 시작되었다. 뭐 타이레놀은 4~5알을 한꺼번에 먹어도 아무런 효과없는 그 두통이...
머리가 아프기 전에는 오른쪽 눈에서 이마를 타고 곡선을 그리며 귀뒤로해서 찌릿찌릿함이 느껴지다가 그 두통이 시작된다. 오른쪽 눈을 뜨고 있을 수 없을 정도로 눈물이 나고, 충혈된다. 정상적인 시야확보가 불가능하고...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릴 정도의 고통이 머리를 욱신욱신 쑤셔댄다. 클라이막스는 망치로 때리면서 주먹으로 뇌를 쥐어짜는 듯한 그 느낌...
기이할 정도로 한쪽 머리만 아프고... 고통을 참다못해 입으로 신음소리가 날 정도가 되면 지쳐 쓰려져 잠든다. 일어나도 문제... 그 욱신욱신함이 남아있고...
이게 운전하다가 시작되면 정말 문제...
올해에도 두통이 시작되고, 관리팀장의 타령으로 온 회사가 내 두통이 시작되었음을 알게되었다. ㅎㅎㅎ
"실장님 머리 감싸고 앉아있는걸 보니 봄이 왔나봐여" 아오 이 냥반아 그러면 기도라도 좀 ...ㅎㅎㅎ
암튼 나는 이 글을 ... 발병확률이 그렇게 희박하다는 이 군집성 두통에 대해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분들에게 남긴다.
"서울 성수동 동서한의원"
- 서울 성동구 아차산로7길 24 or 성수동2가 289-262
나는 이번 두통이 시작되고, 회사를 벗어나 누울수라도 있기를 바라며, 회사 근처 이 한의원에 갔는데... 놀랄 정도로 두통의 빈도와 강도가 줄어들고 있다. 하루에 네다섯번씩 오던 그 두통무리가 하루에 한번 정도 오다가 가버린다. 시작된지 2주도 되지 않았는데, 한참 아파야할 타이밍... 사실 시작고 2주면 피크로 달려나가던 그 타이밍에 어제 오늘 두통도 없었다. 십년이 넘는 기간동안 처음이었다.
두통 전문병원 최초 검사비용만 백만원이다. 여기에 검사 추가하면 백오십이고... 나는 적어도 군집성두통이나 편두통같은 증세에 답없이 시달리고 있고, 나처럼 아파트에서 뛰어내릴 생각도 한번 해봤다면, 마지막으로 여기 한번 가보라고 말하고 싶다.
굳이, 이 글을 남겨놓는 이유는... 정말 그 고통이 너무도 끔찍해서... 머리로 거실 바닥을 쿵쿵 찧기도 하고... 화장실 타일이 깨질때까지 머리를 부딪혀 보기도 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뭐 병원이 화려하고, 시설 죽이고 그런건 없다. 뭐 김태희같은 간호사선생님도 안계시고... 주차장도 없어 개똥이나... 침대도 짧아...(188은 발이 나옴)
젊은시절의 박X대 닮은 원장선생님 한분 계시지만...
처음 금요일에 침맞고 추나치료하고 만얼마냈는데, 주말동안 두통 그냥 계속되었다.
치료 3일차부터 두통 강도가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박승X 닮은 울 원장선생님은 환호하는 나에게 말씀하신다. 십수년을 아프셨는데, 그게 몇일만에 낫겠습니까. 길바닥에 떨어진 침을 줏어먹으라고 해도 말을 들을 판국에 약을 먹으란 얘기도 또 굳이 안하신다. 지난주에는 통증 빈도와 강도가 줄었으면 하루 건너 오라고까지 하신다.
암튼.... 마지막으로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번 들려보기를 권한다. 정말 뭐 초코파이 한쪽 얻어먹은 적 없다.
이 글은 광고가 아니다. 내가 굳이 이 글을 안써도 이 병원에는 늘 동네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군집성두통... 이것에 십수년 시달려본 내 입장에서... 이 증상이 호전되는거 자체가 이상할 정도다.
너무도 끔찍한 두통이고... 주기적으로 전조증상을 가지고 오는 이 증상이 얼마나 삶을 황폐하시키고... 주기가 다가올때면 아플 것 같은 느낌에 일상생활이 안되고... 그 고통의 강도가 너무 가혹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아직 싹 사라지지는 않았다.
다만 하루에 7~8번씩 오던 증상이 하루에 한번 오거나... 안올때가 있다. 아.....
이거 왜 아픈거냐 정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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