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리를 가진 후 ...
2013년 12월 9일 뇌이버 블로그에 쓴 글 옮김
연말이 되서 그런지 술자리도 많고,
주변에 술 좋아하는 사람 많아 술자리도 많고,
자체적으로 술을 좋아하니, 찾아주는 이 없으면 찾아서라도 먹고,
요즘 와이프가 자꾸 몸이 안 좋다길래...
1. 병원 가봐라.
2. 좀 운동 좀 해라.
3. 밥 좀 많이 먹어라.
3종셋트 시연해줘가면서, 하루 이틀 지나고 있었다.
솔직히, 일이 너무 바빳다. 핑계지만... 흙...
오늘 병원에 간 와이프가 전화를 걸어왔는데, 찰나에 문자가 쏟아진다.
여자들의 전파력은 상상을 초월하지만...
이종사촌 여자애가 "오빠 축하해" 했다면...
와이프->어머니->막내이모->이종사촌 이 루트가 그 시간에 이루어지다니.
우리 집안내를 시끌벅적하게 만들어버린 너는 그냥 "축하합니다. 5주 되셨습니다."
어머니께서 동서양을 드나들면서 기도를 하고 다니시고,
장모님께서 "아이구 사돈어른 볼 면목이 없습니다" 하시고 늘 고개 숙이시던,
이제는 지인들조차 쉽게 물어보지 않던 네 소식을 이렇게 듣게 되었구나.
난 이미 앞이 캄캄하단다.
스타 한판하고 베란다에서 그 전 게임을 복기하면서, 피우던 그 담배... 게임을 복기하지 않으면 발전할 수 없는데...
화장실에서 응가하며 피던 그 담배... 어찌 흡입-압축-폭발-배기의 4 싸이클 행정을... 흡입하지 않고 어찌 시작할 수 있단 말이냐.
차에서조차 담배를 피울 수 없다면, 앞에서 그냥 끼어드는 또라이들과, 시비를 걸어오는 놈들을 보고 어찌 참으란 말이냐.
걱정마지마. 이미 베란다의 재떨이는 버렸단다. 흙흙.
사실 너를 기다리는 사람은 정말 많았어.
아빠? (이 표현은 아직 낯설구나) 가 자주가는 술집 마담도 네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단다. (ㅡ,.ㅡ)
알겠지만 아빠는 솔직한 사람이야. 어.... 그.. 그래 ;;;
할머니와 고모, 고모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이모, 이모부, 그리고 네게 있어서 삼촌이라 불르고 쓰레기라 쓰면 되는 종자들도..
엄마? ㅋ 가 초음파 사진을 받아왔다는데,
그게 네 사진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엄마는 벌써부터 여러가지를 도와줘야 한다고 하고,
눈치없는 몇몇것들이 벌써.... 현금선물과 가방, 기타 여러가지 지원을 얘기하고 떠들고, 여기저기 옮기고 다니니...
아빠의 비밀통장의 존재가 드러나는 것은 참...
(넌 나한테 뭐 사달라고 하지마... 이미 다 써서 없다.)
암튼 반가워. 난 오현석이라고 해 ^^
ps. 네 태명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어. 나는 오광+고도리=오도리 라고 부르고 싶은데, 네 엄마가 고스톱을 칠줄 몰라서, 오광과 고도리를 쉽게 보는구나. 나중에 알게 되겠지만, 오광, 고도리 했다면 기본적으로 4고 이상 한거야. 기본적으로 광박이 들어가기 때문에,
넌 이미 인생이 짭짤한거라구. 오광에 고도리면... 기본 30점 이상에 4고에 광박에 .. 괜찮다 ^_^
암튼 부결됐으니 뭐 ㅡ,.ㅡ;
2013년 12월 24일에 쓴 글
지난주에 너의 심장소리를 처음 듣게 되던 날 ... 아빠는 가지 못했단다.
사실 도망갈수도 있고, 뭐 다 할수 있었는데... 인천에서 삼천만원이라는 큰 돈을 받아와야 했단다.
엄마는 신체적 변화때문에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단다.
가슴부분의 통증과...
입덧 ...
그렇지 않아도 입이 짧은 네 엄마는 시시각각 음식의 취향이 변화하고 있으며,
그렇게도 좋아하던 사과를 먹지 못하고 있단다.
오늘은 아빠가 술자리가 있어서 과음을 하고 들어와서... 쓰러져 잤단다.
네가 온 뒤로 술자리를 많이 줄이고 줄였음에도, 피치 못할 자리가 있다는 것은 알아줬으면 좋겠구나.
그래도 평상시보다 6시간은 일찍 들어왔단다. 9시에 들어왔거든... ^0^
하지만 속주로 인하여 씻지도 못하고 거실바닥에 쓰러져 잤다가 ...
지금 일어나서 꽃게짬뽕 ... (이건 정말 역사다. 풀무원이라는 기업에서 나온 라면인데... 정말 맛있다)
을 끓여먹었는데....
네 엄마가 일어나서 환기를 하라고 조용히 일갈하시고 방으로 다시 들어가셨단다.
많이 춥구나.
정말 춥다. 하지만 어쩔수가 없구나. 배가 고픈데 어떻게 하겠니...
너무 배가 고프면 울거나 칭얼거릴텐데 뭐 ...
미안하다. 우리 오도리.
다음부터는 꼭 술을 먹고 배를 채우고 들어오마.
응... ^^
2013년 12월 24일 오후에 쓴 글
오늘 아침 집은 전쟁터와 같았단다.
부시럭거리는 소리에 잠을 못 주무신 엄마가 일어나서 매우 짜증스러운 얼굴을 하고 계신것까지야...
충분히 예고된 상황이었고, 만취자가 자고 일어난 공간의 특유의 그 냄새에 ...
흙흙... 이게 집에 들어와서 잔건지... 남의 집에서 하루 신세를 진건지 구분하기가 힘들 정도였지.
처음에 엄마는...
역삼역에 있는 무슨 음식점에 가서 치즈가 듬뿍 들어간 무엇을 사오라고 하셨지만...
이내 정말 원하시는 종목을 이야기하셨단다....
들어는 봤니? 비스테까?
난 처음에 이게 무슨 스테이크의 한 종류인지 알았단다.
티라미슈케익이더구나.
더구나 오늘은 12월 24일... 게다가 장소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었단다.
창립기념일에 잠깐 나갔다와야 하는 사실에 지쳐있는데, 코스 정말 예술이었단다.
회의참석때문에 같이 나온 윤이사님이... 매우 존경해 마지 않는 윤석민 이사님이라는 분이 ...
친히 운짱을 해줘서... 고맙게 다녀왔단다.
순대국밥 그릇 두개 크기 케익이 4.9만원이더구나. 두개 사서 하나는 윤이사 아들래미한테 전해주라 하고...
나오는 길에 .. 몇일전부터 노래를 부르던 마카롱...
(네 변 굵기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지만... 진짜 작은 똥덩어리만한 조각 10개들이가 2.4만원이란다)
한상자 사서 서프라이즈 해주려고...
사람은 부디 그저 삼시세끼 밥만 잘 먹으면 된단다.
몇만원짜리 빵이나 케익이며 그런거 다 부질없다.
돌아가신 네 할아버지 사업이 잘 안될때마다 아빠는 이사를 다녔고,
배가 고파서 수돗물로 배를 채운적도 있다.
현장학습갈 돈이 없어서 학교에 남아 수돗물을 먹고 학교 운동장 구석에서 찌그러져서 울기도 하고...
그래도 키도 다 크고... (대가리도 크고 ...흙 ....)
다 잘되니까 그런거 안 먹어도 된다. 밥이야 밥... 순대국밥... 삼겹살... 순두부... 제육덮밥... 이 세상에 얼마나 훌륭한 음식이 많은데,
그깟 빵쪼가리를 몇만원을 내고 먹는단 말이냐.
물론 네 엄마는 "아빠는 저런 빵 수십개를 먹을 돈을 하룻밤 술값으로 쓰신다" 고 얘기하시겠지만...
그 경우는 뱁새가 어찌 봉황의 걸음걸이와 날갯짓을 이해할 수 있겠느냐.. 라고 생각하고
대범하게 넘기길 바란다.
암턴 아빠가 ... 그 엄청나게 막히는 삼성, 선릉, 역삼 라인을 정면돌파하여
사온 비스테까의 티라미슈 케익을 잘 먹고 무럭무럭 잘 자라주길 바란다.
장래희망이고 뭐고... 그저 사람은 대충 열심히 살면 자기 숟가락만큼 돈을 벌게 되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 ^^
2014년 1월 2일에 쓴 글
요 몇일 엄마는 입덧의 최고봉을 향해 가고 있는듯 하다.
잠도 못자고 ... 하루 종일 배에 타서 멀미를 하는 느낌이라고 하더라.
미안하지만... 아빠는 멀미를 해본적이 없어서... -_-;; 그 느낌을 모르겠다.
낚시 다닐때 배타고 술먹고 뻗어서 자고 일어나서 술 먹어도 머리가 말짱하니 원 ..
엄마는 외할아버지댁(너에게는..)에 일주일째 가 있었고...
해가 바뀌던 12/31에는 "햄"이 들어간 샌드위치를 요청하셔서 무려 두끼나 샌드위치를 드셨단다. ㅠ.ㅠ
살다 살다 샌드위치가 고맙게 느껴지다니...
어제(1/1)는 할머니가 다녀가셨고... 엄마는 금목걸이를 선물받고 입이 찢어졌단다.
너를 너무 늦게 가지는 바람에... 엄마가 마음고생이 심했나보다.
외할머니는 할머니를 뵐때마다 "면목이 없습니다 사부인" 이라고 늘 고개를 숙이셨을 정도였고...
할머니는 성질이 더러운 "아빠"한테 얘기도 못하고... 너무 약한 "엄마"한테도 한마디도 못하고
온갖 GOD들에게 기도를 하고 다니셨다더구나.
암튼 어제 점심을 기점으로 샌드위치도 못먹겠다고 하시면서 물만 먹었는데...
아빠가 저녁에 시킨 돈까스와 쫄면을 보더니... 쫄면을 거의다 드셨단다.
(예전같았으면 ... 내꺼니까 넌 다로 시켜~~~ 그랬겠지만.. 네가 먹고싶어한다는 야릇한 논리를 사용하셨단다)
첫날에도 병원을 엄마 혼자 갔었고...
두번째날에도 엄마는 외할머니랑 병원을 갔었어야 했는데...
오늘도 외할아버지가 태우고 다녀오셨구나.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는 한이 있더라도, 다음에는 꼭 같이 가마. ^^
좀전에 병원에 들린 엄마한테 카톡이 왔는데... 너는 너무도 잘 크고 있고...
이제 대갈통( 외할머니는 머리라고 부르라고 하시지만..) 도 만들어지고, 탯줄도 생겼단다.
다만 아직 머리가 큰 상태인데... 머리크기는 엄마를 닮았으면 좋겠구나...
다른거야 어떻게 해줄수 있는데... 머리는 돈을 아무리 들여도 줄일수가 없단다. 흙 ...
엄마는 그냥 건강하게 태어나서, 건강하게만 자란다면 좋겠다고 하시는데...
아빠는 기본적으로 중학교때까지는 박터지게 뛰놀고, 고등학교때 반짝하면 어느정도 대학에 갈수는 있을거라 보고...
대학등록금까지는 내줄텐데.. 그 다음부터는 셀프다 ^^
뭐 아빠는 네가 딸로 태어나길 원하는데...
엄마를 많이 닮아줬으면 한다. (하지만 라면 끓이는 법은 아빠한테 배웠으면 한다....)
중학교때까지는 졸졸 따라다니면서 관리를 할테고...
듬직한 삼촌들을 좀 붙여놓을 계획이다. 원식이 삼촌 친구들 몇놈만 붙여놔도 안심할거 같구나.
뭐 원식이삼촌이 정신차리고 살아간다면... 아빠 고교 동창중에 어둠의 새끼들의 힘을 좀 빌릴까 한다. ㅎㅎ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바로 7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건 어떠니?
아빠는 고등학교때 학내 시험에서 3년 내내 누적 틀린 숫자가 3개란다.
'엄마는 수학은 좀 약하셨다더구나...ㅠ.ㅠ'
아빠는 그 어렵다는 97년 수능에서도 수리1 영역은 거의 탑이었단다.
전날 술을 쳐먹어서 7%밖에 안나왔지만...ㅠ.ㅠ
암튼 뭐 네가 아들로 태어난다면... 아빠는 할 말이 없다. ' 니 꼴리는데로 사세요'
다만 밖에서 맞고 들어오는 것은 용납할수가 없다. 아빠가 깽값은 준비해둘테니... 맞을바에야 때리고 다녀라.
단 너보다 덩치가 작고 약한 애들을 때리거나... 삥을 뜯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
아빠는 돌아가신 네 할아버지한테 따귀 맞고 쌍코피가 터진적이 있단다;;; 그때 네 고모가 놀라서 몇일간 밥을 못 먹었지...
(물론 돌아오던 그주에 또 맞았지만...-_-)
그리고 무엇보다 정의로운 사람이 되야한다.
암튼 아빠의 교육방침은 하나도 안 먹힐거기 때문에... 그냥 엄마가 하라는대로 잘하고 살길 빈다.
'니 하고 싶은대로 사세요 ㅎㅎ'
이건 특급비밀인데....
우리 오도리랑 만나기로 예정된 8/10이면 네 할머니가 국민연금을 수령하신단다. ㅋㅋㅋ
할머니 배포가 장군스타일이니 ... 네가 하는 만큼 받...ㅋ
험험... 암튼 이제 머리가 생겼다고 하니...
오늘부터는 엄마앞에서 욕도 안할 것이고.. 좋은 단어를 선정해서 사용할 계획인데.. 쉽지가 않구나...
다행인건... 엄마가 오늘 외할아버지댁에 바로 가는 바람에 ..
아빠는 오늘 자유라는 점....ㅎ
-_ㅡV
너를 무지하니 기다리고 있다-
2014년 1월 4일
오늘은 다이나믹한 하루였단다.
대표이사와 올해 인센티브 및 연봉이야기를 나눴고,
무슨 미친 마음이 들었는지... 내 얘기보다는 직원들 좀 챙겨달라. 는 가식적인 멘트를 마구 내뱉었단다. -_-;
저녁은 늘 그렇듯이, 임원들과 먹고 자리에 앉아 일처리 좀 하고 집에 온 시각이 9시였어.
그 후로...
매트리스 뒤집고, 침대시트 갈고, 패드 및 이불 털고,
네 엄마가 요즘 바닥에서 자기때문에, 깔려있는 요와 이불 털고,
청소기 돌리고, 물걸레질 하고,
와이셔츠 빨아 널고, 다음주에 입을 와이셔츠 다려놓고,
싱크대 및 화장실 락스 청소하고,
빨래 돌리고 널고, 침대시트 돌리고 널고,
앞쪽 베란다 창에 뽁뽁이 붙이고, 베란다 물청소 하고,
분리수거하고,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샤워하고, 자리에 앉으니 꼬박 세시간이 걸렸구나.
엄마는 아직도 입덧이 심해 외할머니댁에 가 계시단다.
아빠는 이제 이직을 한지 1년이 되었는데, 나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단다.
업무실적 1위에 빛나는 (험험)... (챙겨주겠지? ㅎ 걱정마라. 연봉협상 그냥 안한다.ㅎ)
암튼... 오늘은 하루종일 "캔디크러쉬사" 라는 게임을 했단다. -_-; (가끔 쉴때도 있어야지)
어제 저녁에 깔고 열심히 했는데 90판까지 왔으니... 정말 열심히 한거 같구나.
나중에 네가 태어나면 어떤 선물을 해줄지 모르는 관계사 박팀장님이라는 분이
하트를 5번도 넘게 구걸했단다. 귀찮아 죽겠다. (물론 내가 먼저 구걸함 ^^)
아빠보다 나이는 많지만, 철이 없으니까 나중에 반말하렴.
그 아저씨는 일년에 차를 4번이나 바꾸는 사람이란다.
아빠는 내일 인천에 다녀올 생각이다.
네가 나중에도 자주 보게될 기웅이삼촌이라는 놈의 아버님이 편찮으셔서 그렇단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와 매우 유사한 성격을 보유하고 계시단다. -_-)
아빠는 스타 한판 하고 자야겠다. 쓰러질거 같구나. 굿나잇 ^^
2014년 1월 7일
반성문
오돌아. 미안하다.
아빠는 1/4 엄마가 외할아버지댁에 간 틈을 노려 당구를 5시간 치고 (아빠의 승리 -_ㅡV)
5시간동안 술을 먹고 놀았단다.
오돌아. 미안하다.
아빠는 1/6 퇴근 후 새벽 3시까지 술을 먹고 꽐롸가 되서 집에 들어왔단다.
오돌아. 미안하다.
아빠는 오늘 1/7 오전 11시에 일어나서 짬뽕밥을 시켜먹고 출근했단다. 엄마가 냄새때문에 질색을 했단다.
오돌아. 미안하다.
아빠는 1/8, 1/9, 1/10에도 저녁약속이 있단다.
오돌아. 미안하다.
아빠는 웬지 다음주에도 약속이 많을거 같구나.
아빠가 멍청한 짓을 했단다.
술약속을 뒤로 미루면 그 자리가 커진다는 것을 잊고...
12월 연말 술약속들을 모두 뒤로 미뤘더니 이 지경이 되버렸구나.
엄마는 좀 이상한 사람인데,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반대로 얘기하는 버릇이 있단다.
너는 엄마를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야되.
엄마가 생각하는 것처럼
아빠는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도 아니고,
아빠는 술도 많이 안 먹고,
아빠는 술자리도 좋아하지 않고,
아빠는 사람들과 어울려 다니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암튼 그렇단다.
아빠랑 엄마는 네 입맛때문에 큰 걱정이란다. 엄마도 까다로운 입맛인데...
아빠는 그렇게 생기지도 않았으면서, 입맛이...
한가지 예로 들자면... 고추씨 사건이 있단다.
엄마가 집에서 무국을 끓였는데, 아빠가 고춧가루를 달라고 했어.
근데, 이상하게 좀 탁해서 아빠가 한마디했거든.
"이상하다. 고추씨를 같이 빻았나... 왜이리 탁해"
엄마는 질색을 했단다. 그전에 먹던 고춧가루를 바꾼날이었단다.
국을 맛보고 고추씨를 같이 빻은건지, 걸러서 빻은건지 알아냈다는 저 사실을 전해들은
네 외할머니의 절규하는 표정이 기억에 남는구나.
또 있단다. 결명자 사건.
외할아버지댁에 가서 배불리 밥을 먹고, 네 외할머니가 물을 한잔 따라주셨단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결명자를 넣으셨더구나.
그래서 한마디 했단다.
"장모님 결명자 되게 조금 넣으셨네요~"
그랬더니.. 네 외할아버지, 이모, 이모부, 엄마까지고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단다.
"아이구 우리 큰사위 이제 입맛이 달라졌나보네~"
"형부 아니예요~"
"형님 아닌거 같은데요~"
그때 무너지던 네 외할머니 표정이 압권이었단다. 물을 끓인 본인도 인지하지 못할만큼 조금 넣으셨다고...
암턴... 아무거나 잘 먹는 아이로 태어나길 빈다. ^^
ps. 물론 네 엄마도 만만치 않단다... ㅡ,.ㅡ
2014년 5월 31일
네 엄마 뱃속에 자리를 잡은지 벌써 8달에 접어드는구나.
너는 8월초면 세상에 나올것 같다.
아빠는 네 엄마의 배와 관련된 사진을 찍고 싶지만, 엄마는 그다지 원하지 않고 있어.
그간의 시간은 엄마와 아빠에게는 인내의 시간이었다.
네 엄마는 비록 입덧이 끝나긴 했지만, 냄새와 관련된 음식을 먹지 못하고 있고...
아빠는 혼자 외식만 해대는 통에 퉁퉁 불고 있단다. -_-;
어제는 엄마의 생일이었단다.
오늘은 특별히 그 미친듯이 막히는 강남 신세계에 가서...
요즘 울적해하는 네 엄마를 위해 시원하게 돈질을 하고 ...
집에 왔다가, 평양랭면... (아마도 너도 먹어보게 되겠지만... 대체 그걸 왜 먹는지 -_-)을 먹고...
네 엄마는 단계별로 포장을 해체하는 사진을 찍고,
다시 그대로 포장해서 장에 넣었단다.
ㅡ_ㅡ; 난 이해가 안된다. ㅋ
다만 너에게 아쉬운 것은...
너는 엄마의 갈비뼈를 툭툭 걷어차다가도, 아빠 목소리가 들리면 그대로 "얼음"이 된다니,
이걸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불행이라고 해야할지. ㅎ
암튼 엄마는 오늘 기분이 좋았는지...
네가 쓸 젖병과 네가 입을 배넷저고리까지 보시고 나서야, 백화점에서 발걸음을 돌렸단다.
오늘은 날이 정말 덥구나.
너를 보기까지 약 두달 남았다.
(아빠, 엄마에게는 인내의 시간이 될거 같아.ㅎ)
그리고 너의 예정일 8월 10일 ....은 이미 지나 오늘은 12일이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외할아버지댁 근처 산후조리원에
너는 이미 숨을 쉬고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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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조리원에서의 보름-2, 처가로 간 후.. (0) | 2014.08.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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