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히 찾아서, 여러가지 후기검색조차 못했던 숙소는...
우리 부부가 즐겨찾는 "사람없고, 조용한 곳"에 있었으며,
그 경치와 바닷바람이 너무도 좋은 곳이었다.
일단 잠깐의 짐정리만 하고, 저녁을 먹기로 했다.
근처 하나로마트에 가서 돌군이 먹을 과자와 귤,
맥주 몇캔을 사가지고 미리 검색해둔 음식점으로 향했다.
운전을 하다보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소위 "Local Food" 라는 이름으로 소개되는 "햇살가득 돌담집"
4박 5일 내내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줬던 돌군은..
식당안의 오디오를 계속 건드려서 엄마에게 혼이 났다.
이 음식에, 고등어구이까지 나오고 삼만원이 안됐었다.
공깃밥 추가와 저 돼지불백 추가.
제주도의 식당에서는 밥을 조금 주는 느낌이다. 정겨운 반찬을 많이 먹으라는 뜻인지,
몇몇 반찬은 집에서 만든 것이었다. 손맛도 있고,
몇년에 한번 나온다는 "현금"으로 계산하는 집이었다.
숙소로 와서, 돌군을 씻기고, 우리도 씻고,
제주도에서의 마지막밤을 엄청난 바닷바람 소리와 함께 맞이했다.
북제주쪽의 숙소는 아마도 그런것이 있으리라.
실로 오랫만에 화초씨와 마주앉아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운다.
돌군이 가지기 전...
돌군을 가졌을 시기...
화초씨의 우울증을 이겨내던 시간...
출산과 육아는 너무도 힘든일임에 틀림없다.
애낳고 육아할바에야 군대를 두번 가고 말지...
북제주의 아침.
왜 제주도로 사람들이 귀도를 하는지 이해가 될 것 같은 하늘이었다.
렌트카를 반납하고, 공항가는 셔틀버스로 가는 길은 너무도 막혔고...
화초씨가 처제 화장품이라도 하나 사다준다길래...
가더니 안온다... 그 틈에 공항을 뛰어다니던 돌군이 비행기를 보며, 윈도우에 메달려 있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돌군이 엄마도 없는 틈에 제주 인터내셔널 공항 한가운데서 응가를 했다.
수분 함량도 높은 것을 한가득.
화초씨에게 전화를 걸어봤지만, 아마도 처제와 통화중이었을테고, 굳이 통화중대기 기능을 쓰지도 않으리라.
마침 기저귀가방도 나에게 있겠다. 에라 모르겠다. 화장실로 향했다.
사람이 없었다면, 세면대에서 하체를 씻기려고 했으나,
개똥같은 인터내셔널 공항은 젠장.
보니까, 장애우 화장실에 세면대가 있었고, 한쪽이 완만한 경사면을 이루고 있어서
돌군의 하체를 씻길수 있었다.
(물론 그전의 것들은 손으로 -_-;;;;)
얼추 씻겼을때즈음에 화초씨가 도착했으나...
다시 화장실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났을때,
이때부터 나는 체력이 방전되어 뭔가 매우 많이 엄청 피곤했다.
이를 내세워서 싱글몰트위스키도 하나 사고...
오는 비행기에서 내내 이것저것 버튼을 누르며 장난을 치던 돌군이...
비행기 랜딩기어가 내려오고 바퀴가 땅에 닿자마자 잠이 들었다.
맙소사. 충분히 안자면 엄청 짜증을 내는데...
모자는 무사히 공항을 빠져나왔고, 마중나와주신 장인어른차편으로 편히 집에 왔다.
장모님 일본 다녀오실때도 공항을 안다녀오셨는데, 조만간 쫓겨나실것 같다.
집에 오는 내내 차에서 숙면을 취한 돌군은 ..
집안의 모든 난감이들 (장난감)과 반갑게 인사하고, 몇일치의 신문을 찢어 본인의 복귀를 알렸다.
가던날도 더웠던 서울은 태풍의 영향으로 몇일 쌀쌀하였으며,
우리 부부는 다시 일상을 복귀하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행을 간 돌군이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돌군은 정말 자투리 시간을 잘 이용했다. 차에 승차하면 바로 취침하여 체력을 보충했고,
잠자리투정없이 얼마나 잘 자던지, 너무도 기특했다.
태교여행이라 간단하게 삼척을 다녀온 이후 처음으로 숙박을 하는 여행을 한 화초씨에게도
충분한 즐거움의 시간이 됐을거라 여겨져 기분 좋은 2016년도 여름휴가였다.
돌군이 힘들거라는 짐작으로 늘 움츠려있던 우리부부에게
외출은 간단한 것이 되었고,
돌군이 잘 시간에 맞추어 이동하고, 걱정하던 것은
"지금 못 자면 이따가 자면 됨" 이라는 사고로 정리되어 버렸다.
실제로 몇일전 성대하게 치뤄진 "이실장과 박여사의 도현군 돌잔치"에 들렸던 우리는
돌군의 취침시간과는 무관하게 저녁까지 같이 먹고 밤 10시에 집에 와서 돌군을 바로 재웠다.
이실장과 박여사를 보고 있자니,
박여사의 육아가 많이 힘겨움을 느낀다.
하기사 우리는 돌때까지 장인, 장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으니...
이실장도 아들 좀 잘 보고...
너 거 임마 세시간 정도는 혼자 봐줘야하지 않겠남.ㅎㅎㅎ
돌군은 26개월차에 접어들었으며,
아직 말이 느리긴 하지만, 계속 건강하게 크고 있으며,
새벽에 똥을 싸고는 물을 달라고 소리를 지른 후 물을 충분히 마시고는 알아서 잘 잔다.
[강원도]-1일차-오대산 켄싱턴플로라호텔 (0) | 2017.05.04 |
---|---|
[휴가] 5월 연휴 여행 계획 (0) | 2017.04.26 |
[제주도]16년 여름휴가-6차 (0) | 2016.08.31 |
[제주도]16년 여름휴가-5차 (0) | 2016.08.31 |
[제주도]16년 여름휴가-4차 (0) | 2016.08.31 |